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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테러(Terrorism)
관광업 호조였던 모로코, 급진주의 테러공격 위협에 타격
2019-05-21 16:15:44
허서윤
▲모로코는 이슬람권에 속하지만, 급진주의를 허용하지 않는 나라다(사진=ⓒ맥스픽셀)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 모로코 관광업 호조로 해외 이주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몰려들면서 치안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모로코는 수 세기 동안 중동과 아프리카를 잇는 무역길이였다. 덕분에 중동과 아프리카의 문화가 혼합된 독특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이국적인 분위기와 아름다운 자연경관은 해마다 수많은 여행객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모로코는 이슬람권에 속하지만급진주의를 허용하지 않는 나라이기 때문에 해외 여행객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물론 관광 활성화라는 경제적 이유도 있겠지만 신보다 왕에게 충성하는 시스템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국제 싱크탱크 경제평화연구소는 작년 세계평화지수를 통해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에 이어 모로코를 중동 및 아프리카에서 가장 평화로운 국가로 선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배낭여행자 두 명이 아틀라스 산맥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 모로코의 평화 이미지가 일순간에 바뀌었다. 피해자는 덴마크 출신 루이자 베스테라거 예스페르센(24)과 노르웨이 출신 마렌 율랜드(28)이었다.

▲지난해 12월 배낭여행자 두 명이 아틀라스 산맥 등산로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사진=ⓒ위키미디아 커먼스)

사건은 범행 수법이 워낙 참혹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범인들은 피해자들을 잔인하게 참수하고 시신을 훼손하는 영상을 찍어 온라인에 퍼뜨렸다.  

모로코 경찰은 수사 초기 용의자를 압축하고, 마라케슈에서 아가디르행 버스에 올라타려는 용의자 세 명을 체포했다. 조사 결과 세 명 모두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 인물이었다. 경찰은 이후 용의자 9명을 추가 체포했다.

모로코 경찰은 성명을 통해 "용의자들이 조직적으로 테러를 준비하고 실행했다"며 "이들은 관광객 살인을 사전에 계획했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이들이 IS의 사주가 아닌 독자적으로 관광객들을 살해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는 "이번 살인은 정치적 동기에 의한 테러"라며 "우리 가치와 맞서는 암흑의 세력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 역시 "모로코 테러는 극단주의에 맞선 싸움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모로코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는 급진주의를 방증한다고 분석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모로코인 1,000여 명이 IS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로코 정부는 국내 모든 지역의 테러 위험인물들을 감시·관리하고 있다(사진=ⓒ위키미디아 커먼스)

최근 모로코 당국은 지방을 중심으로 급진주의가 되살아나는 기미를 보이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극단적 이슬람 근본주의인 와하비 지도자들이 모로코 지식인들을 악마로 묘사하고 위협하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꾸준히 게재되고 있기 때문이다.

모로코 당국은 테러 방지에 공을 들여왔다. 2003년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연쇄 자살폭탄 사건이 벌어진 이후 모로코 정부는 국내 모든 지역의 테러 위험인물들을 감시·관리했다. 2002년 이후 모로코 전역에 퍼져 있던 183개 테러 조직을 소탕하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여성 관광객 두 명이 무참히 살해되면서 이러한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관광업 호조로 해외 이주민이 몰려들어 치안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급진주의 테러공격의 위험까지 커지고 있다. 모로코 경찰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는 양상이다.

[라이헨바흐=허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