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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범죄(International Conflict)
말리의 노예, 수 세기 동안 노예 제도에 맞서다
2019-07-18 14:48:27
김지연
오늘날까지도 말리에는 주인을 섬기는 수천 명의 노예가 있다(사진=셔터스톡)

[라이헨바흐=김지연 기자] 1960년대, 서아프리카의 말리에서 노예 제도가 공식적으로 폐지됐다. 이처럼 법적으로는 노예 제도가 완전히 금지되어 있지만 여전히 노예를 부리는 사람들에 대한 법적 처벌은 매우 미미한 상황이다. 따라서 말리의 북쪽 지방에서는 노예 제도가 여전히 시행되고 있다. 이 모든 사실은 전 세계의 노예 제도를 근절하기 위한 인권기구인 반노예국제기구에 따른 것이다.

반노예국제기구는 오늘날에도 수천 명의 사람이 말리에서 주인을 섬기며 함께 살거나 함께 살지는 않지만 통제를 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탈출을 꿈꾸는 현대 노예

헤이미 쿨리발리는 최근 워싱턴 타임즈가 다룬 말리 노예 사건의 주인공이다. 그는 말리의 소수 민족인 밤바라의 일원이다. 2018년 9월 그는 노예로 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행보를 지켜본 트로콤베의 주민들은 그의 행보를 멈추지 않으면 살해하겠다는 협박을 하기도 했다. 그 이후 그는 자신의 집을 떠나 서아프리카의 수도에 숨어 지내고 있다. 그가 남기고 온 두 명의 아내와 친지들은 그의 행동으로 인해 수치심을 느끼며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 쿨리발리는 "언제까지 이렇게 고통스럽게 살아야 합니까?""라고 물었다.

밤바라족 소수 민족과 투아레그족

워싱턴 타임즈에 따르면 밤바라 소수 민족은 일평생 소닌케 주인들을 섬기며 살아왔다. 이들의 상황은 북부 지역에 사는 투아레그족 사람들과는 사뭇 다르다.

투아레그족 사람들은 노예 계층인 '벨라'를 소유하고 있다. 바예로 대학의 플리실라 엘렌 스타렛이 저술한 한 연구에 따르면, 투아레그족은 노예 사냥꾼이자 노예 상인, 그리고 노예를 거래하는 무역로를 수호하는 사람들이다.

역사학자인 스타렛은 투아레그족의 노예 제도가 노예의 행동 양식, 유산을 받을 권리, 직업, 결혼 등을 결정하는 계층이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고 설명했다.

수백 년 동안 지속한 노예 제도하에서 말리 노예는 노예가 아닌 사람과 결혼할 수 없고, 사무직을 할 수도 없으며 주인의 집에서만 노동할 수 있다. 쿨리발리는 노예들이 이슬람 문화권에서 고등 교육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사원에서 기도를 이끌거나 이맘이 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투아레그의 노예 제도는 매우 차별화됐다(사진=셔터스톡)

쿨리발리, 용기의 원천

2018년 여름, 쿨리발리는 감바나라고 불리는 유럽의 반노예 운동에 참여했다. 감바나는 말리와 다른 서아프리카 국가에 지부를 두고 있다. 운이 좋게도 감바나의 활동가들과 여행을 떠날 기회를 잡은 쿨리발리는 노예 제도를 근절하고 노예 제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고취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쿨리발리가 캠페인 후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의 이웃들은 분노에 차 있었다. 자신의 이웃을 향한 잔혹한 행위에도 불구하고 쿨리발리의 이웃들은 여전히 자신의 마을이 가진 '전통'을 고수하고 있다.

그의 가족이 겪은 고난

분노에 찬 이웃들은 그의 집을 파괴했고, 심지어 80세인 그의 노모는 하루 동안 인질로 잡히기도 했다. 그의 형제 또한 염소 가죽을 벗겨야만 했다. 염소 가죽을 벗기는 일은 주로 말리의 노예들이 하는 일이다. 이러한 고초는 충분하지 않다는 듯 그의 가족이 가꿔온 땅콩 농장도 실패를 맛봤다. 지역 주민들이 쿨리발리의 가족에 적대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쿨리발리는 자신의 가족이 말리의 국민이 아닌 듯한 대접을 받고 있으며 이 모든 고통을 왜 견뎌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앞으로 변할 수 있을까?

인권 운동 단체인 시민사회연맹의 분석가 이드리사 아클리닌은 말리의 노예 제도가 유전적이라고 설명한다. 노예 제도에서 도망치려는 사람들을 향한 폭력과 배타적 태도는 이러한 관행이 얼마나 뿌리 깊게 박혀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나 미국과 다른 서방 국가들의 경험에 따르면 이러한 강제 노역 행위는 바뀔 수 있다.

소닌케 지역의 노예들이 경험한 일은 말리 전역에서 분노를 불러왔다. 아클리닌은 이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 대통령이 노예 제도를 비난하는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통해 대통령은 노예 제도를 옹호하는 사람들과 단체에 대한 조사를 직접 지시할 수 있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노예 제도를 허용하는 아프리카 국가인 모리타니의 무역 혜택을 끊어버렸을 때, 말리 노예들의 희망 또한 솟아났다. 미 무역 대표부는 모리타니가 노예 제도를 종식하기 위한 노력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이런 상황에서는 무역 혜택을 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제 세계에서 유일한 노예 제도를 가진 국가인 모리타니에는 아직도 9만 명 이상의 현대 노예가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라이헨바흐=김지연 기자]